안녕하세요. 최근 게임 개발 일정으로 답변이 늦었네요. *FGT를 앞둔 상황이라 정신이 없어 빠르게 답변을 한다는 게 이제야 하게 되었습니다.
멘티님의 절실한 질문이 하나하나 와닿았습니다. 예전 제 모습을 보는 것도 같아 안타까움도 컸고요. 게임 업계에 신입으로 취업하는 것은 특히 힘든데, 그만큼 게임을 좋아하고 업으로 삼으려는 생각하시는 것이 느껴져서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질문을 위주로 답변을 드리지만, 이 또한 저의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인 만큼 절대 답이라고 생각하시지 마시고 여러 정보를 얻고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Ali Yahya
스펙이 중요한가요?
게임 업계는 스펙을 거의 보지 않는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더욱더 경력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계이기도 합니다. 어학이나 기타 스펙을 높이기보다 기획이나 게임 분석 능력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에 말씀하신 대로 포트폴리오와 이력서, 자기소개서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실력을 어필할 수 있는 방안 또는 입사 후 자신이 어떻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어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학원 vs 독학
학원 출신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자신의 것이 아닌 학원에서 규격화한 포트폴리오를 배웠거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과정에서 학원 선생님의 손을 매우 많이 탔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사님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학원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의 양을 무시할 수 없고, 시간 대비 효율이 좋은 점도 사실이지요. 따라서, 어떤 것이 좋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독학을 하면서 포트폴리오 과정만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포트폴리오 작성 접근법
회사 규모와 포트폴리오의 방향성은 큰 상관 관계가 없습니다. 포트폴리오는 신입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입니다. 개발자로서 자기 생각과 게임을 얼마만큼 이해하고, 그를 통해 실무에 투입되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문서인 것이죠.
특정 게임의 라이브 팀에 들어간다면 해당 게임의 특정 콘텐츠 또는 시스템, 레벨 디자인, 밸런스등 어느 한 부분의 역기획서를 쓰는 것은 가산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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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작물인 만큼 자신의 창조적인 생각이 게임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담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여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 좋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또는 책을 보며 자세한 기획서나 데이터 테이블을 작성하는 법과 게임 프로세스를 배워나가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포트폴리오화 시키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게임 기획, 필요 역량과 기능스킬
게임 기획은 창의력이 필요한 업무입니다.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서 게임을 깊게 이해하고, 게임이라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주도하는 일입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과실이라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수 있는 끈기와 성실성이 토양입니다.
저 역시 계속 배우고 있고,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배우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노력하는 자세가 게임 개발자로서 필수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기업 입사는 힘들까요?
말씀하신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우 공채 외에는 신입이 들어갈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공채는 여러 게임 관련 기업들 모두 경쟁률이 치열합니다. 그만큼 대우를 해주지만, 들어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Ibrahim Rifath
대기업을 원하신다면 경력을 쌓아 경력직으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넷마블'은 공채 외 신입을 수시로 뽑고 있지만, 넷마블 산하 자회사들이 다양하게 나뉘고 그 안의 상황 또한 다양합니다.
만일 평판이 좋지 않은 대기업 자회사를 들어갈 경우 중견 회사, 작은 회사보다 더 배우지 못하고 경력 역시 꼬일 수 있습니다.
작은 회사는 (사수가 있는 회사에 한하여)다양한 업무를 통해 여러 업무를 습득하고 통찰력을 늘릴 수 있습니다. 반면에, 큰 회사는 회사의 프로세스 구조를 이해하고 하나의 업무를 깊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어떤 회사든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많이 알아보고 고민하여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게임 기획에는 여러 기본서가 있습니다. 'The Art of Game Design' 또는 '게임 아키텍처 & 디자인'과 같은 기본서도 있고,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 '검과 회로'와 같은 창작을 주제로 하는 기본서도 있습니다.
실무를 이해할 수 있는 도서는 '게임 기획자와 시스템 기획', '레벨 디자인 테크닉', '게임을 움직이는 기술과 발상', '소셜게임 디자인의 법칙' 등 특정 범주의 내용을 깊게 다룬 도서들이 있습니다.
게임 기획 관련 도서는 그 수가 많지 않은 만큼 다양하게 많이 보면 볼수록 좋습니다. 다만 기본서부터 차근히 다지면서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며 빠르게 배워나가면 좋겠네요. 신입인 만큼 *NDC 자료나 현업 게임 기획자들의 블로그, 카페 등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첫발을 내딛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이 글이 그 첫발을 내딛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 : 개발사에 의해 자격이 갖추어진 퍼블리셔, 기자 혹은 일반인들에게 게임을 공개하고 반응을 알아보는 테스트
*NDC(NEXON DEVELOPERS CONFERENCE) -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넥슨에서 주최하는 게임 관련 종사자 및 일반인 대상 컨퍼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