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지난 질문에 대한 답변 읽고 정말 감동했어요. 읽고 나서 바로 추가적으로 든 질문이 있어서 글 또 남겨요.
질문에 적었던 것처럼 관심사가 많긴 하지만, 꾸준한 활동이나 경험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취업 준비 시작하면서 제일 걱정됐던 부분도, 제 관심사를 보여줄 만한 그럴듯한 '저만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거였고요.
멘토님은 창업도 해보시고 다양한 경험 많이 해보셨는데 생각을 실천/행동으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멘토님만의 방법 혹은 원동력이 있으신가요?
답변에 도움이 될까 싶어 전혀 특별하진 않지만, 관심사 관련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적어볼게요. 너무 다 생각만 하는 것들이라 적으면서 뭔가 부끄럽네요.
# 식품 # 생활문화, 문화교류 # 여행관광 # 뮤지컬
식품 관련해서는 전문 푸드 매거진을 통해서 푸드트렌드를 공부하고 관련 기사를 틈틈이 읽고 있어요. 마트랑 전통시장이 집이랑 가깝기도 하고 구경하는 것을 좋아해서 갈 때마다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확인해요.
베지테리언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로 관련 콘텐츠들을 많이 보고 있어요.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서 이번 주 토요일에는 관련 페스티벌을 방문할 예정이고 채식모임 참석도 고려 중입니다.
생활문화 키워드 관련해서는 관련 포럼 참석을 하기도 했어요. 여행과 뮤지컬은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제가 즐기는 것들이네요. 여행 관련해서는 골목여행, 오래 머무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여행하면서 벤치마킹하면 좋을 사례들, 국내관광 문제점 등을 종종 정리해요.
뮤지컬은 워낙 비싸서 자주 못보는 대신 원작과 산업 현황 같은 거 파악하려고 하고 있어요. 뮤지컬 관련해서 문화기획 관련 강의 수강을 고민중이에요(기획이란 점에서 넓게 보면 제 전공과도 관련있긴 하지만, 뭔가 취업과 무관하고 단순히 제 관심을 채우기 위한 일이란 생각이 들긴 해요).
스스로 적으면서도 느꼈지만 꾸준히 뭘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그게 다시 꾸준한 경험을 쌓지 못하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관련 콘텐츠들을 많이 보고 참석하는 것도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이러한 것들이 포트폴리오 혹은 자신만의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감이 잘 안 잡혀요.
추상적인 질문이라 답변이 어려우실 수 있는데 그냥 멘토님 경험공유만 해주셔도 많은 도움 될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 신지윤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제 답변이 감동적이셨다니 감사합니다. 저는 사실, 대학교 다닐 때 멘티님처럼 인생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렇게 질문하시는 것만 해도 고민의 반은 풀고 시작하시는 것 같아요.
질문해주신 내용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본인만의 '특별한' 경험에 대해서 궁금하시군요. 제가 보기에는 이미 충분히 특별한 경험을 많이 쌓으신 것 같은데, ‘얼마나 더 대단한 일을 하시려고’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에 대해서는 제 사례를 간단히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마음의 눈이 가리키는 대로
전에 말씀드린 대로, 저는 사회적기업 창업을 해봤는데 그게 아프리카에서 해본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아프리카에서 창업해보지 않을래 라고 제안했고, 저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여러 친구들과 함께 르완다에서 사회적기업을 만들게 되었어요.
이전에 아프리카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었고, 책도 여러 권 읽어봤기 때문에 왠지 가보고 싶기도 했고요. 사회적기업은 기존의 개발원조 모델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혜자를 수동적이고, 피동적으로 만드는 기존의 개발원조모델보다는 차라리 좀 더 능동적일 수 있는 기업이 빈곤퇴치나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조금 특수한 방법으로 창업을 하긴 했지만, 결국 일이 잘되었고 지금도 그 회사는 현지에서 아주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요점은, 저는 평소의 관심사를 발전시켜 뭔가 '특별해 보이는' 경험을 해봤다는 사례입니다. 생각을 실천으로 만들게 된 원동력은 ‘호기심’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히 강하거든요. 창업을 해서 뭔가를 성공시키겠다! 는 마음보다는 제가 시작한 일이 진짜로 되는지 궁금했던 마음이 더 컸습니다. 다행히도 운이 좋아서 주변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을 만났고, 여러 도움도 많이 받았기에 된 일입니다.
멘티님의 주 관심사(# 식품 # 생활문화, 문화교류 # 여행관광 # 뮤지컬)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호감도가 높은 키워드이다. 두번째, 모두가 관심있다. 세번째, 그렇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 특별해지기 어렵다. 마지막, 소득이 늘어날 수록 더 확대되는 분야다.
주제 자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또 하고 싶어하는 일이기 때문에 평소의 관심을 가지다가 조금 더 깊게 들어가서, 이런 저런 경험을 하다보면 어느순간 '특별한' 경험을 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변에 마음 맞는 사람들, 혹은 좋은 기회가 온다면 지금보다 더 '특별한' 경험을 쌓으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미 하시고 있는 여러 활동들(모임 참석, 시장조사 등) 통해서 더 큰 인사이트를 얻으실 수 있을거에요.
특히 문화기획 강의 수강은 큰 도움이 되리라 믿어요. 식품 관련 산업은 소득이 늘어날 수록 더 커지는 산업입니다. 교환학생 때 네덜란드 슈퍼마켓에 가보셔서 아시겠지만, 식품 매장이 엄청 크고, 제품이 아주 다양했을 겁니다. 한국도 지금 그 추세에 있어서 프리미엄 슈퍼마켓 같은 고급식품 매장이 따로 생기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인간의 삶에 제일 중요한 것이 식품이니, 아주 좋은 관심사입니다. 베지테리언 페스티벌에 대해서는 저한테도 알려주세요.
불안이 기회를 막지요
그리고 멘티님이 적어주신 내용
"스스로 적으면서도 느꼈지만 꾸준히 뭘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그게 다시 꾸준한 경험을 쌓지 못하게 하는 악순환이 되는 것 같아요."
스스로 불안해 하지 마세요. 저도 늘 뭘할까가 고민이었고 그 고민을 가지고 지금도 살고 있습니다. 다만 어느하나에 꽂힌다면, 최소 2년 정도 몰입해보는 집중력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아프리카에 가게 된 것이 만 24살 때이니, 멘티님께서도 다른 일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취업 때 나이가 늦으면 어떻게하지?' 라는 고민은 일단 먼저 하고 싶은 일을 한 뒤에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생각보다 다들 늦게 취업하는 추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본인의 관심사에서 좋은 기회를 얻는다면, 본인의 업으로 발전시키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멘티님께서는 이미 충분한 경험을 쌓으셨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기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하면 고를지 충분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부족한 제 사례가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면서, 다음에 필요한 일 있으시면 또 질문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