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C사를 준비하고 있는 멘티입니다. 식품 영업 관련해서 조언을 얻고자 질문 드립니다.
식품 영업 업무에 관해 세부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우선 매장 개선은 어떤 프로세스를 가지고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현업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눈에 잘보이는 곳 이외에는 어떤 기준으로 진열을 하는 것인지 감을 못 잡겠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매대 개선을 기획하시고, 또 채널 담당자와 협상과정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면 자리를 원하는 곳으로 하게 되면 로열티를 더 제공한다든지 등)
두번째로 현직자께서 느끼시는 영업의 고충에 관해 듣고 싶습니다. 식품 영업 직무를 수행하면서 일반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하는 지점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자소서에 담아내고 싶습니다. 직접 업무하시면서 힘들게 느껴졌던 지점과 그때의 대응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면 참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간단한 조언이라도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현진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멘티님의 질문에 맞춰 아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매장 개선
일단 매장 개선이라고 하면, 크게 2가지 분류의 프로세스로 이루어 집니다. 첫번째는 본매대(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큰 진열면적을 차지하는, 일반적인 매대)에 대한 개선 프로세스 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행사매대지요. 행사매대는 아래와 같이 구분됩니다.
엔드매대 - 본매대 끝에 쇼핑 동선 코너 쪽으로 위치하는 매대 아일랜드 매대 - 기본 매대가 아닌 동선 한가운데 섬처럼 위치한 매대 걸이매대 - 매대 곳곳에 소세지 형식으로 상품을 걸어 놓는 매대
본 매대의 개선 - 담당자와의 우호는 친분이 아닌 신뢰
우선 본매대는 일반적으로 본부대 본부 협업(ex. 마트 대표 담당자 vs 제과 대표 담당자)으로 큰 틀이 결정되게 됩니다. 이 틀로 인해 상품의 진열위치, 회사별 진열 면적, 행사의 유무 등이 결정 지어 집니다.
이 때 해당 유통 지점 유통영업 담당자가 하는 일은, 본 매대 속 비어 있는 위치를 협상하게 됩니다. 본부에서 일괄적으로 상품 진열 내용을 전달할 지라도, 마트마다 진열 면적이 다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진열 할 수 있는 공간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부분을 해당 지점 유통영업 담당자가 차지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따내기 위해서는 해당 마트 담당자와 협상이 필요한데, 일반적으로는 마트 담당자가 가장 우호적인 회사의 영업사원에게 이를 주기 마련입니다.
다만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점은 ‘우호적’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친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 해당 지점을 자주 방문하여 마트에서 필요한 상품의 결품이 없도록 관리해주며, 빼빼로데이, 화이트데이 등 특정 기획상품이 들어가는 시점에 온전한 물량을 투입하여, 마트와 제조업체 모두의 이익을 평상시에 주기적으로 높여줬을 때, 마트 담당과 우호적인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가령 마트에서 빼빼로 1+1 행사를 진행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조업체는 잘 팔리는 제품에 대해서 크게 행사를 걸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을 영업사원이 해결해 주며 마트의 매출을 높여 주는 등의 행위가 마트 담당자와의 협상이며 관계 개선의 시작입니다.
마트 담당자 입장에서는 비어있는 매대가 있다면, 평상시 좋은 관계를 보였던 회사의 영업사원에게 줄 수 밖에 없는 연유는 이런 공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본매대에 있는 매장 진열 구성은 거의 변동 사항이 없기 때문에, 영업사원이 이 부분에서 획기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행사매대의 개선 - 회사와 마트를 모두 설득해야
행사매대와 같은 경우도 크게는 본부대 본부로 협업을 하게됩니다. 보통의 대형마트 경우는 2주에 한번씩 행사가 바뀌기 때문에, 엔드매대의 구성은 본부대 본부 협업안대로 가게 됩니다.
그러나 그 외에도 영업사원이 추가적으로 행사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마트에 가면 골라담기 2,990원을 통해 5개의 과자를 마음껏 골라담아 갈수 있는 행사를 한다거나, 기획제품 구성전이라고 해서 녹차 제품 기획전 등의 기획전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 영업사원이 마트 담당자와 협상을 해서 운영되는 것입니다. 마트 담당자에게 최근 트랜드를 설명하고 녹차 제품 기획전을 한다면 매출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또한 기존 납품 할인율보다, 더 높은 할인율을 제시하며 매장쪽 마진을 높여 주는 등의 설명을 통해 협상을 진행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질문하신 로열티를 제공해주냐는 부분은 이와 같은 부분일 수 있습니다. 마트는 결국 제품을 더 싸게 들인 후, 소비자들에게 주변의 경쟁 마트보다 더 싼 값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원합니다. 이 부분을 우리 회사의 측면을 최대한 생각하며, 받아 들이는 것이 우리가 제공해 줄 수 있는 로열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마트에서 진행하는 미친데이(물건을 싼 값에 파는 날)등의 행사는 결국 제조업체에서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납품해 주기에 가능한 행사입니다. 결국 마트에서 싼가격에 물건을 팔며, 소비자들의 현혹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협상 하는 방법이자 프로세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럼 ‘그냥 싼 가격에 물건을 납품시키면 매출이 많이 오르겠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일례로 어느 제과 회사도 마트에서 원하는 가격에 물건을 바로 납품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의 승인을 받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싼가격에 납품을 승인 받기 위해서는, 제과 회사 입장에서도 정말 많은 물량에 대한 납품을 보장 받거나 또는 차후 행사 구성시 특정 제과의 점유율을 80%이상으로 잡겠다는 약속 등 제조업체에 이익이 돌아와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결론은 매대에 대한 개선의 핵심은 마트 담당자와의 협상뿐만 아니라, 내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와의 협상에서도 이겨야지만 가능합니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여, 모두가 납득 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영업사원의 할 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업사원 고충 - 고래 싸움을 말리는 새우
말씀드렸다시피 영업 사원은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위치이면서도, 마트 담당자의 요구를 받아주는 위치에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상반되는 두 가지 입장을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이지요.
제조사는 손익을 높이기 위해 제품에 대한 납품 할인율을 최대한 낮추려고 할 것이고, 유통사는 본인들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높은 할인율을 요구하며 값싼 가격의 납품을 원할 것입니다.
일단은 유통사 쪽의 할인 요구가 압박입니다. 예컨대 1+1행사, 또는 2+1행사는 기본이고, 절대 할인을 하지 않는 신제품 행사라든지, 트랜드 제품에 대한 할인을 요구할 때도 있지요.
저는 이런 경우 일종의 조건을 걸었습니다. 평소 1000만 원 매출을 하는 마트쪽에, 2000만 원 매출을 해 주는 조건으로 마트의 요구조건을 들어 준다든지, 사전에 매장내 진열추가 가능 공간을 물색한 후 해당 공간에 대한 자리 선점 등 제가 가져 올 수 있는 마이너스 요소를 상쇄할 수 있는 부분들을 끊임없이 찾아서 계속된 협상을 진행했죠.
매장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 줄 수 는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매장의 요구를 무시 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항상 확실한 기브앤테이크를 하며 매장과의 우호관계를 높여 나갔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무리한 지시 및 방침도 때에 따라 고충일 수 있습니다. 식품업계는 1년에도 무수히 많은 신제품이 출시 되는데, 신제품은 기존 진열면적에 자리가 없기 때문에, 매대에 제품을 진열하기 까다롭죠. 신제품이 1, 2개라면 여차저차 부탁해서 하면 되지만, 많은 경우에는 한달에 10개가량도 출시되곤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이 모든 신제품을 매장에 진열 후 소비자 반응을 보고 할 것을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일도 만들어 해야 하는 것도 영업 사원의 숙명이죠.
이러한 경우에는 기존 상품의 진열 면적을 축소한 후 신제품을 진열하거나(빼빼로가 기존 진열 면적이 3줄이라면 1줄을 줄이고 신제품을 진열 하는 방법), 매출 발생이 미비하여 장기 재고로 남아 있는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경우 해당 제품을 매대에서 아웃시키고 신제품을 진열 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영업사원으로 몇개월만 있어도 안나가는 제품들은 자동적으로 파악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회사의 진열 면적을 빼앗아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마트 담당자와의 협상을 통해, 어짜피 매출이 안나오는 타사 제품을 걸고, 자사의 신제품을 2주 만 진열한 후, 매출 결과에 따라 진열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등의 협상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영업사원의 고충은 유통사와, 제조사(본인이 속한 회사) 양측의 갑질에서 기인합니다. 이 점만 잘 버텨낸다면, 영업사원으로서 보람도 느끼고 일도 일상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멘티님의 질문에 답변을 드렸습니다. 답변을 드리다 보니, 자소서를 잘 쓰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신거 같고, 많은 질문들이 자소서에 대한 내용을 담고자 고뇌하셨던 흔적들인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추가적으로 질문을 주셔도 되니 부담 갖지 마시고 글 남겨 주세요. 제 답변이 많은 도움이 됐기를 기원하며 답변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질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