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지난 번에도 질문 드렸는데, 이렇게 또 잇다를 통해 조언을 구하게 됐어요. 저번 답변은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 먼저 전하고 싶어요!
이번에 질문 드릴 건 아래의 네 가지인데요. 멘토님의 수험생활과 현재의 상황 등을 반영해 답변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Number1411
1. 과목별 공부법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한 과목을 다 익히고, 다음 과목을 공부하는 스타일인데요. 주변에선 여러 과목을 함께 두루 익히는 것이 좋다고 해 고민입니다.
2. 제 성격과 성향이 공무원에 적합할지 걱정됩니다. 대학생활을 하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고, 현장 답사를 하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주위에선 이런 성격이 공무원과 맞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하네요. 어떤 성격의 사람들이 공직에 적합한가요?
3. 게임, 체육과에서 일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업무를 주로 담당했는지 궁금해요.
4. 자꾸만 커지는 불안감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멘토님은 수험생 때 멘탈 관리를 어떻게 하셨는지 참고하고 싶어요.
질문이 길어졌네요. 여러모로 힘든 시기인데, 건강 조심하시고요. 많이 바쁘시겠지만, 시간될 때 꼭 답변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코로나 바이러스로 매우 정신없는 날들이네요. 건강 잘 챙기세요! 수험생에겐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질문 주신 내용 순서대로 차례차례 답변 드려볼게요.
©️Iurii Stepanov
기초 뼈대가 탄탄해야 공부 효율이 올라가요
공부 방법은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서 정답은 없어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니 참고하는 정도로만 봐주세요.
일단 공부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특정 과목에 대해 잘 모를 경우엔 그 과목에 얼마만큼 더 집중을 하는 것이 좋을지를 정해 기본기를 다지는데 치중하는 게 좋거든요. 기초적인 뼈대를 만든 이후에 살을 붙여 가면서 다른 과목을 같이 보는 것도 좋고요.
물론 시험 때가 가까워지면 공부법이 또 달라지겠죠. 일주일을 기준으로 평일엔 하루 한 과목씩, 혹은 하루에 두 과목씩 빠른 속도로 리뷰해야 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하루에 주요 4과목을 전부 조금씩 보는 건 그다지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요. 해당 과목에 대해서 잘 모를 때 기초를 다지지 않고 무작정 공부한다면, 향후 빠른 속도로 실력이 늘기 어렵거든요.
©️pexels
전 수험 생활 초반에 하루에 두 과목을 동시에 공부해보기도 했는데요. 기초 개념이 잘 잡혀있지 않은 상태다보니 오히려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처음 보는 내용들이다보니 정리도 잘 안되었고, 예습과 복습 진도를 정하기도 애매했죠. 오히려 진도가 안 나갔어요.
하루씩 과목을 번갈아가면서 공부하는 것도 효율이 높지 않았어요. 맥이 끊기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아예 한 과목을 딱 정해서 쭉 학습하고 복습까지 끝냈어요. 이해도를 높이기 위함이죠. 한 과목이 복습까지 끝나면 그 다음 과목을 쭉 학습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었습니다.
물론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본인의 공부 스타일이나 학습 정도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으니 차분히 고민해보고 공부법을 정하길 바랍니다.
©️pixabay
천차만별 공무원 업무, 개개인 성향도 Case by Case
사실 제가 행정고시를 준비한다고 했을 때도, 공무원이 되었을 때도 주변 친구들은 제 말을 믿지 않았어요. “너가 공무원을?” 다들 이런 반응이었죠. 제 성향과 잘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대요.
하지만 성향은 환경에 따라 바뀌는 거라 생각해요. 또 공무원이 하는 일도 부처마다 천차만별이기도 해서, 개인의 성격과 성향이 일률적으로 딱 정해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부처는 수직적인 구조가 강해 상명하복에 잘 따르는 성향이 맞는 편이고요. 법제처, 특허청 등의 부처는 협동보다는 혼자서 자신의 업무를 책임지는 스타일이라 연구자 같은 느낌이 좀 있죠. 문체부 같은 경우엔 이해당사자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성향의 사람들이 잘 맞을 수 있죠.
하지만 이것마저도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거든요. 부처 내의 부서별로 업무 스타일이 또 다르고, 부서 내에서도 담당 업무가 무엇이냐에 따라 어떤 성향의 사람이 일과 잘 맞는지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본인의 성격, 성향에 업무가 잘 맞지 않아 적응 못하고 나가는 분도 실제로 있고, 자기에게 맞는 부처를 찾아 다시 이동하는 경우도 있어요. 특정 성격과 성향이 업무와 잘 어울린다고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포지션들이 있으니, 본인의 성격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Georgejmclittle
문체부 담당 공무원의 업무는?
말씀하신대로 게임과, 체육과에서 업무를 담당했어요. 게임과 일은 정말 재미있어요. 물론 민원이 많아 문체의 대표적인 기피 업무 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전 정말 즐겁게 일했어요.
지스타 개최, 게임산업 중장기 발전방안 마련 등 굵직한 업무 처리를 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정말 큰 업무를 맡아보기도 했고요. 게임등급분류제도를 민간 사업자에게까지 오픈하는 법 개정안 기초 작업을 담당했거든요.
그에 비해 체육과에서의 일은 조금 힘들었어요. 우선 체육과에 배정되자마자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여자 단일팀 업무를 맡았거든요. 올림픽이 끝나고는 팀 추월 논란으로 인한 빙상연맹 감사, 여자 컬링 팀킴 선수들 인권침해 감사 등 굵직한 일들이 많았죠. 체육계 미투도 제가 담당했네요.
공무원 개인이 어떤 일을 했는지는 각 부처 홈페이지에서 보도자료를 검색하면 상세히 알 수 있어요. 담당자가 누구인지 이름을 검색하면 바로 볼 수 있을 거예요. 상세 업무가 궁금하다면 보도자료를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Tero Vesalainen
시험 준비하며 흔들리는 마음, 잘못된 게 아니에요
전 남들이 하는 말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이라, 외부적인 요인으로 불안함은 덜했던 것 같아요. 시험에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들고,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나마 마음을 다스리려고 취업 준비를 했었어요. PSAT이랑 기업 인적성 시험 유형이 비슷하거든요. 준비하는데 시간을 줄일 수 있었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방법은 제각각인 것 같아요.
멘티님께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흔들리는 게 잘못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시험에 합격하고 일을 하면서도 계속 흔들려요. 정말 많이요. 업무와 내가 잘 맞는 건지, 일을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고민할 수밖에 없거든요. 내 생각과 다른 상사의 지시, 일을 하면서 생기는 의견 충돌 등 평생 흔들릴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거예요.
공부를 하면서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이 공부법이 좋다, 어떤 강사가 잘 한다, 이번 시험에 이런 문제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에 계속해서 흔들릴 수밖에 없죠.
본인의 멘탈이 흔들리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한 일이에요. 마음이 심란해지는 건 당연하다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스스로 작은 목표 하나씩을 설정해 봅시다. 이번 주에는 어디까지 공부할지, 오늘은 어떤 개념을 완벽히 이해할지 등 소소한 목표부터 말이에요. 작은 목표 하나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에 하나씩 집중하며 최선을 다하면 심란한 마음도 다스릴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불안할 때는 대안을 마련하면 됩니다. 고시 공부할 때 제일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출구전략이거든요. 제가 취업준비를 한 것도 하나의 대안이었죠. 흔히 말하는 플랜B를 준비해 놓으면 조금이나마 덜 불안하게, 자신감 있게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잇다를 통해 언제든지 질문해주세요. 멘티님이 원하는 결과 꼭 이루길 저도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